코레일 노사 합의 결렬…철도노조 "5일 첫차부터 무기한 총파업"
4일 파업 전 막판 교섭, 타결 실패해...서울역 등서 출정식
최명호 노조위원장 "사측 입장 변화있으면 언제든 교섭 재개"
코레일 내부선 "기재부·국토부 협의 필요...파업 장기화 가능성"
국토부 "철도노조에 깊은 유감...대화로 문제 해결할 것" 촉구
광역전철 출근시간 운행률 90% 유지, 낮시간대엔 운행 감축
KTX 평시 대비 67% 수준 "파업기간 중 열차운행 꼭 확인"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 영상회의실에서 한문희 코레일 사장과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사 교섭위원들이 임금 본교섭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4.12.4 / 사진=연합뉴스
철도노조가 5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 파업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측과 노조는 4일 오후 4시부터 코레일 서울본부 대강당에서 파업 전 마지막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에 실패했다.
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개통 노선에 필요한 인력 등 부족인원 충원 △정부가 정한 기본급 2.5% 정액 인상 △231억 원 임금 체불 해결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인력 감축중단 등을 요구해왔다.
지난달 18일부터는 파업에 앞서 준법투쟁(태업)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노조는 논평을 내고 "노조의 요구 사항은 코레일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없고, 기재부와 국토부의 승인 없인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노사 합의로 정상화한 성과급은 기재부의 압력으로 체불임금으로 둔갑했다"며 "정부기준 그대로 기본급 인상 역시 기재부의 총인건비 지침에 발목이 잡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4조 2교대 승인은 국토부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승인을 미뤘다"며 "기재부는 국토부 승인이 안 났다며 인력 충원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규노선 인력 충원도 기재부와 국토부에 의해 1060여 명이 200여 명으로 줄었다"며 "여기에 1566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외주화했다"고 주장했다.
5일 오후 9시경 노사 합의가 결렬된 후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사측은 경영진 책임을 외면했고, 성과급 체불 해결 방안도 마련치 못했다"며 "사측의 입장 변화가 있으면 언제든지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해제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한 일인 만큼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노조는 5일 운행하는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또 내일 오후 12시 서울역 12번 출구를 비롯해 부산역 광장, 대전역 국가철도공단 앞 대로, 영주역 광장,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
코레일 일각에선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레일 내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노조에서 신규개통 노선 인력 충원이나 성과급 지급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 노조 차원에서 요구할 수 있는 사항들"이라며 "코레일(사측)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고, 기재부나 국토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만큼, 쉽게 풀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출·퇴근시간 광역전철, KTX에 동원 가능 대체인력 집중 투입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 영상회의실에서 한문희 코레일 사장과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사 교섭위원들이 임금 본교섭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4.12.4 / 사진=연합뉴스
국토부는 코레일 사측과 철도노조 간 교섭이 결렬된 것에 대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불편을 가중하는 파업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철도노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지금이라고 파업 계획을 철회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국토부는 4일 오전 9시부터 국토부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철도파업 대비 정부합동 수송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코레일도 정정래 부사장을 중심으로 24시간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철도는 노동조합법상 필수유지업무로 파업 시에도 일정 운행률을 유지해야 한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이용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대의 광역전철, KTX에 동원 가능한 대체 인력을 집중 투입해 열차 운행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단 방침이다.
이를 통해 광역전철 운행률은 평시 대비 76%, KTX는 평시 대비 67% 수준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광역전철의 경우, 출퇴근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낮시간대 운행률은 줄이고, 출근시간대에 90%, 퇴근시간대에 85% 수준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자체 및 버스업계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대체 버스 운행대수를 최대한 확보한다.
파업으로 인한 열차 공급부족 좌석 수를 고속, 시외, 시내버스 등을 통해 대체하고, 혼잡도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적인 확보가 필요한 경우, 고속버스와 전세버스를 추가 투입하는 등 방식으로 대응한다.
또 5일 오전 4시부터 파업 종료일까지 서울, 인천, 경기 지역 택시들이 사업구역 외에도 한시적으로 영업할 수있도록 허용해 이용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
혼잡시간대에는 주요 KTX 환승역 등 안내를 강화하고, 안전요원을 집중 배치한다. 필요 시 경찰 등 통제인력을 배치하는 등 철도역사 내 안전 유지도 철저히 한다.
또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 등을 투입해 권역별 주요 개소 위주로 차량, 시설, 관제 등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정비 부실로 인한 사고나 장애가 발생되지 않도록 철도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한편, 코레일이 운영하지 않는 SRT와 GTX-A, 인천공항철도 등은 정상 운행한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5일 사측과 최종 교섭을 진행한다.
코레일은 "파업 기간 중 열차 운행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바쁜 승객은 버스나 항동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국토부는 "국민의 안전과 교통편의 확보를 위해 파업대비 수송대책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 장병극 기자
[출처 : 철도경제신문(https://www.redaily.co.kr)]